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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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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미유키 x 후궁 사와무라
* 완전 날조입니다.
* 저는 사극을 모릅니다. 역사도 못해요.
* 용어가 미흡하고 설정또한 미흡하니 이상한 점은 알려주세요.
*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사 설정도 몇 개 따올 예정인데....
* 사극 너무 어려워요 ㅠ
* 이상한 글... 양해 부탁드려요 ㅠ
역사 100년을 자랑하는 청(靑)제국 딱 중앙에 자리하는 청천성(靑天城). 성을 지었을 적에 유난히 하늘이 푸르렀고 이 천하를 하늘이 되어 다스리겠다는 뜻으로 지어졌다. 그 이름을 본받은 건지 수많은 전쟁과 고통을 지나 현재 오린트 대륙에서 가장 땅이 넓고 힘이 강한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제국에서도 중앙에 자리한 덕분인지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기후도 온화했지만 올해 하늘이 노했는지 여름이 유난히 더웠다. 그랬던 여름도 서서히 지나고 노랗고 빨간 단풍이 물들 무렵, 몇 개월간 조용했던 청천성이 시끌벅적해졌다.
" 마마! 뛰지 마시옵소서! 그러다 다치십니다! "
아침에 곱게 틀어올린 머리는 이미 풀어진지 오래였다. 원래부터 치장이나 관리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신 분이었지만 적어도 머리손질, 피부관리는 해야 한다고 부득불 우겨서 어떻게든 얻어낸 치장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뛰어다니시니 어떻게 머리가 멀쩡하게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와중에 등 뒤에서 찰랑거리는 비단결같은 갈색 머리칼은 곱고 예뻤다. 머리는 다시 손질하면 되지만 그 손질을 하려면 우선 제 앞에 달리고 계신 마마를 잡아야 했다.
" 헉... 헉.... 아이구야... "
그러나 이미 몸은 50을 가까이 두고 있는 지라 무릎이 말을 듣지 않았다. 한낱 궁녀가 이렇게 뛰어다닌 적이 있어야 말이지. 잘 안따라주는 몸에 체력이 턱없이 모자라 금세 숨이 턱 끝까지 찼다. 마음 같아선 그냥 땅바닥에 주저 앉고 싶었다. 숨을 고르는 사이에도 혈기 왕성한 우리 예쁜 마마님은 더 멀어져갔다. 상궁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누가 모시는 주인 쫓으러 뛰어다니는 궁녀가 있겠는가. 반백살 먹어가는데 이러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숨 고르느라 한숨인지는 구별이 안갔지만 말이다.
" 순(順)상궁님! 괜찮으십니까! "
짙은 초록색의 머리를 가진 날카로운 청년이 결국 주저 앉은 순상궁한테 달려왔다.
" 쿠라모치 참군. 흐억. 난 괜찮으니 어서 마마를 뒤쫓으게. "
숨을 간신히 몰아쉬며 손을 내저었다. 순상궁에게 쿠라모치라고 불린 남자는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막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추적에 체력 좋은 쿠라모치도 점점 지쳐갔다. 가까스로 밑으로 내려보냈던 한숨이 결국 튀어 나왔다. 위급한 상황도, 전쟁이라도 일어난게 아닌데 이렇게 궁 안에서 전력질주를 해야 하는 제 신세가 한탄스러웠다. 한탄해도 누굴 탓하냐. 이런 주인을 만난 제 운명을 탓해야지. 천주벌판에서 군사들 전부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아마 이기지 않을까. 하고 상상은 자유니까. 장난으로 넘기다가도 이렇게 주인을 잡으러 달릴 때면 누가 들으면 개가 웃을 것 같은 생각이 종종 튀어나왔다. 저대로 놓치면 언제 궁으로 돌아오실지 모를 분이다. 오늘 저녁에 손님이 오신다고 연회가 있다고 했는데! 다른 후궁들은 치장하기 바쁠텐데 우리 마마님은...! 허벅지가 점점 버거워지는 것이 느껴지자 쿠라모치가 이를 바득 갈았다. 여기서부터는 정신력이다. 조금씩 허벅지에 돌이 쌓여가는 느낌을 받으며 발놀림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제국의 황제 집무실. 금으로 된 용 동상과 수많은 장식들은 절로 웅장함과 장엄함을 자아 냈다. 몇 십명이 들어와도 자리가 많이 남을 것 같은 그 넓은 공간에서 현제 13대 황제 미유키 카즈야가 정무를 보고 있었다. 청 제국 왕실 역사를 얘기하면 한 권은 거뜬히 넘어갈 정도로 다사다난했다. 초대 황제가 청제국을 건국하고 나서는 여러 것을 손 봐야 할 것이 많았고 2대로 무사히 황위를 넘겨주었다.
하지만 3대 때부터 외척과로부터의 갈등이 생겼났고 여러 내부 반란이 일어났다. 더군다나 미유키의 전 황제-12대만큼 행동이 방탕하고 사치스러워 세금은 터무니 없이 올라갔고 백성들만 죽어났다. 다른 나라가 쳐들어와도 이런 상태라면 쉽게 빼앗길 판이었다. 그 정도로 국력은 최악이었고 설상가상으로 가뭄까지 들어 안 그래도 세금으로 힘들어하는 백성들을 더 괴롭혔다. 이대론 안되겠다, 라고 생각했던 미유키를 지지하는 사대부들과 난을 일으켜 지금의 황좌에 앉게 되었다. 그의 즉위 나이-18세였다.
12대 황제 앞에서 빌빌 거리며 앞잡이 노릇을 했던 관료들과 귀족들은 대부분 숙청을 내린지 오래였고 정전은 오로지 황제파인 사람들로만 모였다. 그러나 이것도 언제 관료들이 뒤로 돌아설지 모를 일이었다. 이 이후의 일은 미유키 본인이 하기 나름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고 신뢰를 잃었던 백성들은 황제 만만세를 외쳤고 국력도 4년전에 비해 많이 회복되었다. 나이가 어리긴 하나 전부 그의 실력으로 해낸 성과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고개 하나 넘은 격이다. 처리해야 할 문제는 많았다.
각 지방에서 올라온 상소문을 읽고 붓을 놀리기 한참이던 미유키는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소문을 보니 수명이 줄어들 것 같았다. 한숨을 푹 쉬고 침대 겸 의자인 등받이에 고개를 젖혔다. 밤에도 등불에 의지해서 일을 해서 그런지 요즘 눈이 침침해지는게 느껴졌다. 덕분에 눈에 좋기로 소문난 결명자차를 자주 마셨다. 오늘도 탁자 한 곳에 다기들이 있었다. 식어서 차가워진 차를 단숨에 털어 넣고 그대로 늘어졌다. 미유키가 기지개를 폈다. 찌뿌둥했던 몸이 그나마 풀리는 것 같았다. 어깨도 결리고 뻐근한게 아무나한테 마사지좀 시킬까. 목도 결리는지 계속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아직 환한 창문을 보고 뚱해졌다. 아직 대낮이고 지금이 딱 나가기 좋은 날씨인데 이렇게 실내에 틀어박혀서 정무를 봐야 한다는게 그리 달갑지 않았다. 미유키가 탁자를 손톱으로 가볍게 툭 치면서 말했다.
" 와타나베. 거기 있느냐. "
" 예, 폐하. "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허리를 숙인 남자가 보였다. 미유키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 나갈채비를 하여라. "
태연원(娧孌園). 그 이름은 아름다운 정원에서 느긋이 걸으며 마음을 가지런히 정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선대의 황제들도 여기서 기분전환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미유키 또한 자주 찾는 장소였다. 황제가 자주 찾는다고 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태연원은 황제의 허락 없이는 관리인을 제외하곤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와타나베 상선을 제외한 시종들을 물리고 천천히 산책로를 걸었다. 미유키도 가보지 못한 곳이 아직 있을 정도로 정원은 컸고 이국에서도 들여온 희귀한 꽃들과 나무들이 가득했다. 햇빛과 물을 적정히 받아 싱그러웠고 공기도 맑았다. 지끈거리던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 같았다. 이런 날에는 역시-.
" 점심은 여기서 먹겠다. "
와타나베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시종들에게 미유키의 말을 전달하러 잠시 몸을 물렸다. 미유키는 와타나베의 뒷모습을 슬쩍 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하도 여기서 자주 먹어서 내가 어디서 먹는지는 알겠지. 미유키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길가엔 코스모스를 비롯한 가을 꽃들이 가득했다. 나뭇잎들도 하나둘씩 색을 칠하고 있는 광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자연의 작고도 큰 움직임을 느끼며 자주 가는 연못으로 발걸음을 했다. 연못 옆에 있는 정자로 걸었다. 관리가 잘 되어서인지 나무에서 눅눅한 습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언제 와도 편안한 곳이야. 와타나베가 올때까지 잠깐 누워 있을까. 정자에 누워 바람과 꽃 향기들을 맡고 싶었다. 누울려고 옷을 잠시 주섬거리던 때였다.
" 마...마... 허억.... "
" 마마! 제발 멈추어주십시오! "
" 싫다니까 그러네! "
황제가 허락한 이들만 들어올 수 있는 태연원에서 웬 쩌렁쩌렁한 남정네들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미유키는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을 보았다. 연못엔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가 있었는데 그 다리 건너편에서 머리가 치렁치렁 헤쳐진 채로 달리는 남자와 그 뒤를 쫓는 또 다른 남자와 상궁으로 보이는 여인이 남자를 힘겹게 쫓고 있었다. 누우려던 자세를 바로 하고 남자가 달려 간 곳을 보았다. 잠깐 보았지만 낯이 익었다. 머리는 풀어헤쳐져 있었지만 옷은 고급스러웠고 그 뒤로 다른 남자와 상궁이 쫓는다... 후궁인가...? 미유키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는 것을 발견한 눈이었다.
" 허억...! "
가까운 곳에서 소리가 나 고개를 다시 돌려보니 어느새 와타나베가 옆에 있었다. 와타나베도 방금 그 광경을 봤는지 숨을 삼켰다.
" 폐, 폐하! 이 곳은 태연원 아닙니까! "
" 나도 안다. "
" 그럼 저자들은... "
" 나도 모르지. "
순간적으로 드는 불안함에 무례한 행동이라는 것도 잊고 와타나베가 미유키를 빤히 쳐다 보았다. 미유키는 딱히 지적할 생각은 없는지 그저 씨익 웃을 뿐이었다.
" 그럼... "
" 쫓아가보자! "
계단을 냅두고 난간으로 훌쩍 뛰어내린 미유키는 곧바로 남자와 일행이 사라진 곳으로 달렸다. 황제가 담을 넘듯이 뛰어내린 행동에 와타나베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곧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 미유키가 웃고 있는 것을 보니 흥미가 동한 것인게 분명했다. 황자로 모신지 8년, 황제로 모신지 4년. 12년간 그를 모시면서 생긴 직감이 피곤해질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었다.
" 폐하! 소인을 두고 가지 마십쇼! "
생각에서 빠져나온 와타나베가 서둘러 미유키를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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